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모란이 피기까지는 - 김영랑 :: 2009/04/03 16:17

모란이 피기까지는
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,
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날
나는 비로서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테요.
오월 어느날, 그 하루 무덥던 날,
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,
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,
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 졌느니
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, 내 한해는 다가고 말아,
삼백 예순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,
모란이 피기까지는,
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테요, 찬란한 슬픔의 봄을.

매일 아침 나를 깨우는  노래하던 새들도,
늦은 밤 아름다운 별들을 내게 보여주는 하늘도,
답답한 내 가슴도,

오늘은,
계속 울기만 하더니,

대지를 촉촉히 적시는 빗소리와,
향긋한 풀내음과 시원함에,
잠시 미소지으며
잠을 청한다.




2009/04/03 16:17 2009/04/03 16:17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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